귀주에서 거란족을 물리치고 돌아온 감감찬을 위해 현종이 연회를 베풀었다. 강감찬의 자리는 현종의 바로 옆이었다. 산해진미를 가득 차려 놓고 연회가 한참 무렵, 강감찬이 현종의 눈치를 살피며 슬며시 일어섰다. 왜 그러느냐고 묻자 강감찬은 볼일을 보고 아뢰고 뒤로 물러섰다. 그러면서 내시를 향해 따라 나오라고 눈짓을 보냈다.
내시와 마주선 강감찬은 먼저 주위를 살펴 아무도 없는 것 을 확인한 후 입을 옅었다.
"내가 조금 전 밥을 먹으려고 밥주발을 열었더니 빈 그릇이 더구나. 아마도 너희들이 실수를 한 듯싶구나." 이말을 듣는 순간 내시의 얼굴이 노랗게 변했다. 벌을 받을 게 틀림없기 때문이다.
"장군님,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어떤 벌이든 달게 받겠습니 다."
내시는 무릎을 꿇은 채 벌벌 떨며 잘못을 빌었다. 그러나 강감찬은 두 팔로 내시를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됐다. 그만 일어서거라. 내 한 가지 묘안이 있으니 시키는 대로 하여라."
강감찬은 내시의 귀에 무언가를 나지막이 속삭였다. 잠시 후 연회장으로 들어온 강감찬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사람들과 어울렸다.
그 때 내시가 강감찬 곁으로 다가가 말했다. "장군님, 진지가 식은 듯하오니 바꿔드리겠습니다." 빈 밥그릇을 들고 물러 나온 내시는 따뜻한 밥이 소복한 그 릇을 들고 다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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