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느 바닷가에 사랑하는 남녀가 살고 있었습니다.
아주 어릴 때부터 둘은 친구였었고,
날마다 날마다 고운 햇살의 축복 속에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나이도 좀 들었나 봅니다. 어느덧 결혼할 나이가 된 거죠.
그래서 남자는 여자네 방을 찾아갔습니다.
꽃을 가슴에 가득 안은 채...
남자는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며 여자의 방문을 두드렸습니다.
여자가 물었습니다.
"누구세요?"
남자는 지극히 당연하다는 듯이 "저예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여자의 대답은 너무나 차가웠습니다.
"이 방은 너무 좁아 둘이 있을 수 없으니 돌아가 주세요"
남자는 첨엔 장난 이겠지 하고 다시 청원을 해보고,
밤을 세우며 애걸복걸했지만 여자의 대답은 한결같았습니다.
정말 그럴 수는 없었습니다.
그토록 사랑하던 사람에게서 배신 당했다는게 너무나 속상한 일이었습니다.
남자는 그 일을 잊기 위해 날마다 고기를 잡으러멀리 멀리 가곤 하였습니다.
세월이 참 많이 흘렀습니다.
남자의 귀밑머리에도 이윽고 흰머리가 나타날 무렵...
그 때 그 일을 생각하던 그가 갑자기 뭔가 깨달았듯이
다시 꽃을 가슴에 가득 안고 그 여자의 집으로 찾아갔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방문을 두드렸습니다.
여자는 전과 같이 "누구세요?"라고 말했습니다.
남자는 기쁨을 이기지 못하는 목소리로 일케 말했습니다.
"당신이예요!!!"
그러자...
여자는 방문을 열고 그를 신랑으로 맞아주었다는 이야깁니다.
사랑은 결코 둘이 될 수 없습니다. 사랑은 하납니다.